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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어느덧 책이 나온지도 10년이 넘었다. 10년 전에 읽으면서 많은 감명을 받았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수필을 읽기 위해 노력했다. 주관이 부족했던 만큼, 이를 정립하기 위해 다른 이들의 생각을 읽고 싶어서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많은 수필을 읽었고, 주관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흐르는 강물처럼 은 연금술사 를 쓴 파울로 코엘료의 수필집이다. 소설가로 이름이 많이 알려진 그는 당시 수필집을 내놓았고, 우연치 않게 사볼 수 있었다. 연금술사를 읽기 전후였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이후 연금술사도 보면서 인생을 위한 연금술에 대해 거듭 느껴볼 수 있었다.워낙에 주관이 부족했던 만큼, 여러 말들을 개인 공책에 옮겨 적고 많이 읽었다. 법정 스님의 책들을 시작으로 여러 수필을 보면서 봤던 글귀들을 모은 공책은 당시에 세 권을 넘어섰다. 이후에는 글귀를 따로 적기 보다는 책에 표시를 해두었고, 시간이 좀 더 지난 후에는 에둘러 인지하려 하기 보다는 느끼고 지나가고자 했다.공책에 적어둔 본 책의 글귀를 옮겨 본다.여유는 마음에서 나온다. 가끔 불안에 시달릴 때도 있지만, 우리의 마음은 바른 자세를 통해 평정을 되찾을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지금 내가 말하려는 육체적 기품은 겉모습이 아니라 몸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기품은 우리가 땅 위에 두 발을 딛고 서는 방식을 존중하는 데서 온다. 바른 자세가 불편하더라도 가식적이거나 인위적인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주저하거나 두려워 말고, 즐겁게, 확실에 찬 발걸음을 내디뎌라.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동반자들이 함께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우리를 도울 것이다. 그러나 적이 우리를 주시하고 있음을, 우리가 굳건할 때와 두려움에 떨 때를 알아 본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긴장되면 숨을 깊이 들이 쉬고, 평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어라. 그러면 불가해한 기적을 통해 우리의 내면은 고요함으로 가득 차 오를 것이다.내가 자세를 바로 잡고, 정갈한 말을 쓰는 것이 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임을 거듭 느껴갈 때, 위의 말은 큰 도움이 됐다. 이따금씩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할 때마다 꺼내봤던 글이다. 동시에 바른 자세가 주는 힘이 얼마나 큰지 알았으며, 이후 박경철의 자기혁명 에서 본 분위기에 대한 글을 봤을 때 더욱 크게 와닿았다.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스스로의 정갈함을 위해 바른 자세를 지녀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새긴다.연필에 대한 글도 있다.가끔은 쓰던 걸 멈추고 깎아야 할 때도 있다는 사실. 당장은 좀 아파도 심을 좀 예리하게 쓸 수 있지. 너도 그렇게 고통과 슬픔을 견뎌내는 법을 배워야 해. 그래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실수를 지울 수 있도록 지우개가 달려 있다는 점. 잘못된 걸 바로 잡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옳은 길을 가도록 인도해 준다.항상 흔적을 남긴다는 사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살면서 행하는 모든 일을 흔적으로 남긴다. 우리는 스스로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늘 의식하면서 살아야 하는 거란다.
<연금술사>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 첫 산문집. 세계 각국의 신화와 종교를 두루 섭렵한 작가가 인간 영혼 깊은 곳에서 건져올린 아름다운 우화, 작가 자신의 일상과 코엘료 문학의 비밀을 엿볼 수 있는 열쇠 같은 글들,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감동적인 일화들을 담았다. 이 책은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아닌 자연인 파울로 코엘료를 보여준다. 일 년의 절반은 고향에서, 절반은 프랑스 피레네 지방의 시골마을의 방앗간집에서 보내는 그의 일상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마누엘 반데이라, 조르지 아마두 등 그에게 영향을 미친 작가들에 대한 애정을 피력한 글들도 담겨 있다.이미 작가라는 ‘자아의 신화’를 살고 있는 파울로 코엘료가 일상에서 건져올린 지혜와 예술의 경지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방법, 그리고 무엇보다 어떻게 이 세상에서 연대하여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따뜻하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을 첫 산문집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