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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사랑


요즘은 이채영님 책만 계속 읽고 있다. 이 책 역시사람들이 많이 본 이유가 있었다. 읽다가 보면 빠져서 금방 읽게 된다. 내용도 좋고 감정선도 멋지다.너무 힘겹게 내몰린 여자가 남자랑 갑자기 만나고(남자는 여자를 전부터 알고 있고 이 부분은 차후에 무리없이 설명해 준다) 서로 원하는게 육체적인 위안이라 그러한 만남을 이어간다.너무 19하지 않고 왜 그래야 하며 둘의 감정이 어떤지에 치중하여 쓰여져서 야하지 않다.둘의 감정선이 변하는 과정을 세세히 설명하고, 다시 받아달라는 남주를 아주 애를 먹이며 받아줘서 그것도 좋았다.여주의 집안 사람들이 너무 별로라서 그게 화났지만,차분한 문체에 꽤나 격정적인 내용이라 그 괴리감 때문일까 참 재미있게 읽었다.
1. 작품 소개

거래를 제안하려고.


사고로 동생을 잃고 가족에게 버려진 지희주.
그녀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남자, 한재호.
세상의 낭떠러지 끝에 선 그녀에게 그는 위험한 거래를 제안한다.
하룻밤, 그렇게 한 남자로 인해 희주의 세상은 뒤틀리기 시작한다.


필요한 게 있거나 가지고 싶은 게 있으면 연락해. 그게 뭐든 갖게 해줄게.
그럼 전 뭘 줘야 하는데요?
너.


2. 미리 보기

큰길가에 자리한 편의점 앞에 택시가 섰다. 택시에서 내려 편의점으로 들어간 희주는 소주 한 병과 물 한 병을 샀다. 짐이 무거워 잠시 휘청거리던 희주는 편의점 옆 화단에 걸터앉았다. 비가 오기 전에 서둘러야 함을 알면서도 희주는 한참이나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집까지 걸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냥 택시를 타고 집까지 갔어야 했다.
뒤늦은 후회를 하며 소주와 물병을 바라보고 있는 사이 정수리에 차가운 느낌이 닿았다. 이어 굵직한 물방울이 어깨를 툭 쳤다. 묵직한 물방울이 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쏟아져 내렸다. 그 빗방울에 힘없는 희주의 몸이 가늘게 휘청거렸다.
하아.
길게 한숨을 내쉰 희주는 물병과 소주를 챙겨 들었다. 막 한 걸음을 걸으려는 사이 시야에 까만 구두가 들어왔다. 새것처럼 반질반질 윤이 나는 구두의 앞코엔 신기하게도 빗방울 하나 튀어 있지 않았다. 구두를 따라 천천히 고개를 든 희주는 까맣고 큰 우산을 들고 서 있는 남자를 보았다. 남자의 눈은 어떤 빛도 삼켜버릴 만큼 검었다. 그래서 섬뜩하기까지 했다.
나 알지?
그의 목소리는 낮고 깊었다. 외모와 지독하게 잘 어울리는 목소리였다.
희주는 남자를 가만히 응시했다. 가까이서 보자 어디서 한번 본 얼굴이라는 것이 희미하게 기억났다.
그러나 지칠 대로 지친 희주는 그를 어디서 보았는지 정확히 기억해내지 못했다.
그런데요?
희주는 남자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며 대답했다. 남자의 눈이 살짝 접혔다. 웃는 것 같은데 좀처럼 웃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남자는 자신의 손에 들린 네모난 종이를 내밀었다.
받아. 이거 주려고 기다렸으니까.
희주는 남자가 내민 종이를 응시했다. 손바닥 반 정도 되는 자그마한 검은색 명함이었다. 누구 것인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숨이 막힐 만큼 검은 명함에는 은색으로 이름과 연락처만 휘갈겨져 있었는데, 눈앞의 남자와 무척 닮아 있었다.
이걸 왜 주시는데요?
거래를 제안하려고.
뭘요?
묻던 희주는 잠시 힘이 빠져 휘청거리며 다시 화단에 주저앉았다. 그런 희주를 보면서도 남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까만 눈으로 희주를 편하게 내려다보았다.
필요한 게 있거나 가지고 싶은 게 있으면 연락해. 그게 뭐든 갖게 해줄게.
그게 뭐든지요?
어.
남자의 말에 희주는 힘없이 웃으며 눈을 내리깔았다. 눈앞의 남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한 번도 잃어본 적 없는, 원하는 거라면 손짓 한 번으로 모두 가질 수 있는 삶을 누린 게 틀림없었다. 그렇기에 저토록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희주는 눈동자를 들어 남자를 응시했다.
그럼 전 뭘 줘야 하는데요?
병자처럼 메마르고 지쳐 보이는 몰골이면서도 희주의 눈빛이 묘연하게 빛났다. 그 눈빛을 빨아들일 듯 바라보던 남자는 딱 한 음절을 뱉었다.
너.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단어였다. 그러나 그 뜻이 뭔지는 되묻지 않아도 희주는 알아챘다. 너라는 그 말이 너의 몸이라는 것을. 희주의 몸이 미미하게 흔들렸다. 남자와 희주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남자의 정체를 파악하려는 희주와 그런 희주의 눈빛을 즐기는 남자.
결국 희주가 먼저 눈을 피했다. 남자는 허리를 굽혀 희주의 손가락 사이에 명함을 끼워 넣었다. 그리고는 비스듬히 고개를 돌려 희주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잠시 빗소리를 잊게 만드는 침묵이 흘렀다. 시간이 멎은 듯한 기분이 들 무렵 남자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연락해.
마치 명령 같은 말을 남긴 남자는 희주의 옆에 새 우산을 기대놓고 돌아섰다. 몸을 원한다는 사람답지 않게 남자는 질척거리지도 끈적거리지도 않았다. 희주는 눈동자만 움직여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 생각했다.
남자가 무척이나 어둠을 닮았다고.
어느새 소리 없이 찾아왔다 사라지는 그 어둠을.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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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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