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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논쟁! 철학배틀

8.9  대학에 진학하면 철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도덕과 윤리 시간을 좋아했고 점수도 곧잘 받았다. 물론 좋아한다고 해봤자 입시를 위한 공부라 수박 겉핥기에 불과했을 터다. 참된 이해를 동반하지 않은 채 수많은 철학가의 이름과 주장을 단지 암기하기만 했던 건 아닐까 싶다. 그래도 이 책은 과거에 내가 좋아했다고 믿은 도덕, 윤리, 그리고 철학의 재미를 다시금 떠올리게 해 반갑기 그지없었다. 소크라테스를 시작으로 순자와 노자, 벤담, 루소, 칸트, 흄, 밀, 애덤 스미스, 마르크스, 존 롤스, 헤겔, 키르케고르, 니체, 사르트르나 카뮈나 모리 오가이 같은 소설가, 심지어 간디와 부처까지 아우르는 구성은 몇 번을 생각해도 참 대담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우스겟소리지만 <대논쟁! 철학 배틀>이란 제목을 <대환장! 철학 배틀>로도 바꿔볼 수 있겠다. 상당히 교육적인 목적을 염두에 두고 집필된 책일 텐데 여러 철학가가 가상의 토론을 벌인다는 컨셉이 어떻게 보면 유치하다 느낄 수 있겠다. 냉정하게 말하면 지금 윤리를 공부하는 학생들을 해당 과목에 관심을 기울이게 만드는 데 최적인 책일 듯하고 반대로 철학을 정말 진지하게 공부하려는 독자들한텐 살짝 맛만 보여주고 토론을 마무리하는 걸 못내 아쉬워할 듯하다. 다루는 인물, 논리가 하도 많다보니 이 정도면 분량 배분을 상당히 잘했다고는 생각하지만 누군가의 말마따나 철학자들이 서로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다가 끝나는 식이라... 토론이란 게 반드시 결론을 내리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므로 - 여담이지만 철학은 저서보단 대화를 통해 후세에 전달된 경우가 많았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것만으로도 철학은 곧 대화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 중도를 지향한 저자에겐 박수를 쳐주고 싶지만 이런 부분이 불만인 독자도 분명 있을 것만 같다.  이 책이 갖는 최대의 순기능은 몇몇 철학자들에 관심을 가지게 해준다는 점일 것이다. 내가 철학에 관심이 많다곤 했지만 실제로 철학서까지 읽어본 적은 없는데 이 책을 읽으니 키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이나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같은 책들에 관심이 가게 됐다. 저자가 철학자들의 핵심을 잘 정리한 덕분이다. 공감해줄지 모르겠는데 일본인은 뭔갈 쉽게 설명하는 것에 이골이 난 것 같다. 뭐, 아무리 이골이 났어도 철학은 쉽지 않은지 후반부에 다다랐을 땐 읽는 나도 그렇고 쓰는 저자도 텐션이 떨어지는 감이 있었지만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  처음엔 살인이나 전쟁은 절대악인가? 하는 질문부터 소년 범죄나 글로벌리즘을 다루는 등 제법 피부에 와 닿는 논제가 제시됐는데 후엔 성선설 VS 성악설 처럼 케케묵고 교과서적인 논쟁을 비롯해 자유나 진리, 별세계, 경험과 이성 등 아무래도 좋을 것 같은 형이상학적 얘기들을 다루고 있어 역시 철학은 철학이라는 감상이 나왔다. 소크라테스가 강조하듯 이런 음미하는 사고 자체는 좋은데 다소 선문답 같은 느낌이 들었던 건 부정할 수 없다. 물론 선문답의 가치를 부정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기왕 처음에 피부에 와 닿는 논제로 시작했으니 그 컨셉을 그대로 유지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었다. 그래도 조금은 가볍게 가더라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대담한 시도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책인 만큼 더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p.s 각 철학가의 일러스트를 담당한 이와모토 다쓰로 씨의 솜씨가 제법이었다. 인물의 특징이 아주 잘 살아서 누가 새로 등장할 때마다 감탄한 기억이 난다.

소크라테스, 공자, 석가모니, 칸트, 니체… 동서고금 37인의 사상가들이 ‘계급장 떼고’ 벌이는 뜨거운 철학 논쟁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위대한 사상가들이 만나면 무슨 대화가 오고갈까? 가령 애덤 스미스와 마르크스, 그리고 롤스가 만나 빈부격차에 대해 논쟁한다면 이들은 어떤 주장을 펼칠까? 신의 존재에 대해 칼뱅과 야스퍼스, 포이어바흐와 니체는 어떻게 말할까? 이러한 궁금증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대논쟁! 철학 배틀 은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활용해 동서고금 주요 사상가들이 서로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논쟁을 벌이게 함으로써 누구나 손쉽게 철학을 시작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대화 형식의 철학 입문서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공자, 장자, 석가모니를 비롯해 베이컨, 데카르트, 칸트, 루소, 니체, 롤스 등 이 책을 통해 한자리에 모인 37인의 사상가는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같은 영원한 철학적 질문에서부터 ‘소년 범죄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라는 현실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철학 배틀’을 벌인다. 음미하고 대화하지 않는 삶은 가치가 없다 는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질문하고 대화하는 행위는 일상적인 행위이자 그 자체로 철학적인 행위다. 마치 링 위에서 벌어지는 격투 경기같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사상가들의 논쟁은 관전하는 것만으로도 철학의 주요 개념과 쟁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철학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머리말 철학이란 음미하고 대화하는 행위 그 자체
추천사 우리 삶의 진짜 문제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철학책
한눈에 본다! 사상의 지도-철학 배틀 참가자 명단

ROUND1 빈부격차는 어디까지 허용될까?
빈부격차는 정말 불공평한 것일까? / 아리스토텔레스, 애덤 스미스 vs 마르크스, 롤스

ROUND2 살인은 절대악일까?
살인을 인정할 수 있는 상황이 있을까? / 벤담, 모리 오가이 vs 칸트, 루소

ROUND3 소년 범죄, 엄벌로 다스려야 할까?
엄격한 판결에 어떤 사회적 의미가 있을까? / 밀, 공자 vs 벤담, 아리스토텔레스

ROUND4 인간의 본성은 선할까, 악할까?
성선설과 성악설 논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 맹자, 루소 vs 순자, 홉스

ROUND5 전쟁은 절대악일까?
전쟁터에서의 살인은 허용될 수 있을까? / 루소, 칸트 vs 홉스, 벤담

ROUND6 글로벌리즘과 애국심, 어느 쪽이 중요할까?
중요한 것은 세계인가, 국가인가, 아니면 자기 자신인가? / 롤스, 칸트 vs 아리스토텔레스 vs 니체, 카뮈 vs 간디

ROUND7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이 역사를 만드는 걸까, 아니면 다른 원동력이 있을까? / 헤겔 vs 키르케고르

ROUND8 사회와 자신, 행동을 정하는 것은 어느 쪽인가?
구조주의와 실존주의, 20세기 최대의 쟁점! / 레비스트로스, 소쉬르 vs 사르트르, 카뮈

ROUND9 최고의 쾌락과 행복은 무엇인가?
양적인 만족과 질적인 만족, 어느 쪽을 추구해야 할까? / 벤담, 애덤 스미스 vs 밀, 에피쿠로스

ROUND10 자유는 정말 필요할까?
자유인가, 아니면 사회규제인가? / 홉스, 카를 슈미트, 사르트르 vs 루소, 장자

ROUND11 인간은 ‘1+1=2’의 원리를 선천적으로 알고 있을까?
경험이 먼저인가, 이성이 먼저인가? 철학사적 대논쟁! / 베이컨 vs 데카르트 vs 칸트

ROUND12 이 세계와 다른 별세계가 있을까?
세계를 둘러싼 일원론과 이원론의 싸움! / 아리스토텔레스 vs 플라톤 / 아퀴나스 vs 아우구스티누스

ROUND13 신은 존재할까?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다 / 칼뱅, 야스퍼스 vs 포이어바흐, 니체

ROUND14 이 세계에 진리는 존재할까?
회의주의를 극복할 수 있을까? / 데카르트, 칸트 vs 흄, 프로타고라스

ROUND15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까?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 애덤 스미스 vs 키르케고르 vs 레비나스 vs 석가모니

맺음말
주요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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