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 이분은 내 군대 시절에 뜨신 분이라서 잘 몰랐었다가 수 년 지나 알게 된 분이다. 이분의 책을 읽을 타이밍을 못 잡고 세월만 흘렀는데, 최근 인도와 네팔을 다녀오고는 다음 관심 국가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 자연스럽게 이르렀다. 나도 아프간쯤 되면 겁은 난다. 갈 순 없고, 어쩐다? 그러다 이분이 떠올랐다. 선배 여행자의 책을 보자! 그래서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직후 시기에 나온 책부터 골랐다.나도 나름대로 여행한 나라 수가 오십 개국에 육박하는 동안 왜 여행하는가 의 답은 당연히 변해왔다. 옛날의 소위 견문 넓히기에서, 카메라엔 못 담는 현장감 느끼기, 가끔은 그냥 현지식으로 잘 먹고 쉬기, 그리고 경험 쌓기와 최근 추세인 체험하기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앞의 답들은 여행자가 뭔가를 얻는 것에 국한된다. 또는 여행은 마약과 같으니, 그 자체가 수단 아닌 목적이라는 답도 있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뒤의, 차원을 넘어서는 건 무엇일까? 이렇게 자연스럽게 숙성된 고민이기도 했다.그러다 이 책을 접하곤 깜짝 놀란 거다. 아니, 놀라기 전에 먼저 "아직까지 나를 세계 일주 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면,"으로 시작하는 첫머리에 뜨끔했고, 첫 장이 아프간인 것에 또 놀랐고, 긴급구호 일을 하신단 걸 알면서 더 놀랐다. 내가 긴급구호 활동을 해야지! 라고 구체적으로 정한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이번에 뭔가에 후원을 시작하긴 했으니까, 나처럼 비슷한 고민 과정을 거쳐서 저 길로 가신 것이리란 걸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여행 그 후 에 대한 나의 답은 나만의 엉뚱한 고민이 아닌, 이쯤 되면 들만한 고민이었단 안도감과 동시에 선배 여행자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이분은 고민을 넘어 직접 뛰어드신 점이 더 대단했다.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은가? 추진력과 몰입력이 뛰어나신 분이었다. 아쉬운 점은 안 좋은 상황이 아주 많았을 게 뻔한데, 책에는 일부러 배제됐다는 거다. 현실감이 좀 떨어졌다. 아마 긍정적 사고를 하는 분이셔서 이런 것 같다.난 원인을 아예 없애려면 환경에 손을 써야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은 아닐 거란 생각까진 했었는데, 마침 나가는 글 에서 비슷한 고민이 엿보였다. 수도꼭지 안 잠그고 물 치우는 비유를 해놓으셨던데, 부록을 통해 긴급구호가 굉장한 전문적 업무란 것도 알게 됐다. 나는 긴급구호 역량은 없으니까 환경 쪽에 당장 할 수 있는 후원이나마 잘 시작한 셈이다. 나처럼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아도 누구나 할 수 있다. 수도꼭지 잠그기든 물 치우기든 더 많은 이들이 이 책을 통해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바람(wind)의 딸 로 한껏 주가를 올리던 한비야가 어느 날 긴급구호 팀장이라는 생소한 직함을 들고 다시 세상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재미있는 세계 여행이나 계속하지 왜 힘든 긴급구호를 하느냐’는 물음들을 뒤로 한 채 5년이 흘렀다. 그동안 그녀 특유의 따뜻함과 적극적인 삶의 태도는, 세상은 더 이상 먹고 먹히는 정글의 법칙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고 피를 끓게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마음 뻐근한 일인지 온몸으로 보여준다.
이 책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는 이렇듯 그녀가 지난 5년간 밟아온 세계 긴급구호의 현장 보고서이자, 자유롭고 거침없이 사는 우리 인생의 새로운 역할 모델 한비야의 삶의 보고서이다. 다시금 ‘바람(hope)의 딸, 세계의 딸’로 우뚝 선, 자아가 한층 더 팽창된 그녀의 모습 속에서 또 다른 에너지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한비야 씨 인터뷰 보러 가기
견딜 수 없는 뜨거움으로 - 들어가는 말
한비야, 신고합니다! - 아프가니스탄
독수리도 기는 법부터 배운다
새내기 긴급구호 요원의 호된 신고식
척박한 돌 틈에서 얼마나 애썼니
저 먼지가 모두 밀가루였으면
검은 천사가 전하는 멋진 세 마디
움직이는 파란 감옥
희망이 소리치는 천막 교실
지뢰를 모두 없애려면 천 년이 걸린다고?
당신은 왜 여기 와 있는 거죠?
24시간 감시 대상, 한비야
살아줘서 정말 고마워.
아프리카는 더 이상 ‘동물의 왕국’이 아니다 - 말라위·잠비아
생쥐 한번 먹어보실래요?
착한 PD의 잔인한 주문
한 줌의 씨앗
에이즈, 강 건너 불 아니다
불치병과 같이 사는 법
아이들은 죄가 없다
당신에게 내 평화를 두고 갑니다 - 이라크
긴급구호 요원의 몸값
한비야식 물귀신 작전, 국제 본부를 움직이다
내 별명은 마이꼬리
얌체 길들이는 법
죽어도 좋을 목숨은 없다
번개 생일 파티
You are on my head
속옷을 널어둔 채 피신하다
한국 사람들이 보낸 선물
99도와 100도의 차이
코드 블랙, 완전 철수하라
나에게는 딸이 셋 있습니다
외롭지 않냐고요?
나의 딸 젠네부, 아도리, 엔크흐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치
여러분은 요술 지갑 있으세요?
‘우리’의 범위를 조금만 넓힌다면
별을 꿈꾸는 아이들 - 시에라리온·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의 별
그 많던 다이아몬드는 어디로 갔을까
장거리 비행에서 살아남는 법
라이베리아식 인사
누구에게나 패자부활전은 있다
평화로워 더 안타까운 산들의 고향 - 네팔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 대표선수
주물라, 그 예상치 않았던 곳
멋진 남자 라주 대령을 만나다
달콤한 중독
바람의 문에서 보내는 하루
사람은 밥을 먹어야 한다!
애썼다 한 마디면 족하옵니다
죽거나 혹은 까무러치거나
딱 15분만 만날 수 있다면
초라한 화분에서도 꽃은 핀다
세계의 화약고 -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우리를 모욕하고 괴롭히려는 것뿐이죠 - 검문소
탱크에 뭉개진 할머니의 올리브 숲 - 이스라엘 정착촌
열 배는 돌아가야 해요 - 분리장벽
착한 오빠가 죽어서 너무 억울해요 - 난민촌 아이들
우리도 그들을 테러리스트라고 부릅니다
쓰나미는 과연 천재(天災)였을까 - 남아시아 해일 대참사
나는 지금 지옥에 온 것일까?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한비야 청문회
감자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 북한
그렇게 가고 싶던 93번째 나라
지금 북한은 감자 혁명 중
감자꽃은 통일꽃
가슴 밑바닥에서 울려오는 진군의 북소리 - 나가는 말
후기
부록 - 한비야가 안내하는 긴급구호의 세계
카테고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