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브이 포 벤데타 V FOR VENDETTA


참고 : https://namu.wiki/w/%EB%B8%8C%EC%9D%B4%20%ED%8F%AC%20%EB%B2%A4%EB%8D%B0%ED%83%80 날 죽일 수 있으리라 생각했소이 망토 안에는 죽일 수 있는 살이나 피가 없다오거기엔 신념만 존재할 뿐이지신념에는 총탄이 통하지 않는다오 앨런 무어의 여러 대표(걸)작들 중 항상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브이 포 벤데타’는 이미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영화 덕분에 (현란한 대사 때문에) 주인공 브이가 워낙 알려져 (가이 포크스 가면이 너무 유명해져) 원작과 영화를 본 적 없어도 가면만큼은 확실히 알게 해주고 있다. 앨런 무어의 작품들이 손에 들어와(이것과 ‘킬링 조크’와 ‘프롬 헬’) 날 잡고 한꺼번에 읽어버리겠다는 생각만하다 이제야 읽게 된 ‘브이 포 벤데타’는 영화를 본지가 너무 오래됐는지 기억나는 것 없어 처음 접하는 기분으로 읽게 됐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통제와 감시 그리고 억압적인 전체주의 사회를 배경으로 느닷없이 나타난 브이라는 주인공이 어떤 식으로 그 사회를 붕괴시키는지, 무정부주의에 기울어져 있는 브이의 정치적 성향 때문에 어떤 혼란이 만들어지는지를 담고 있다. 대화를 나누기 보다는 독백과 중얼거림으로 가득한 대사와 정상적인 성격의 등장인물도 없어 뭘 보고 있는 건지 난감해지고 이 책이 내뿜는 광기에 빠져드는 기분도 들어 읽다보면 조금은 몽롱해지는 것 같다. 마치 브이의 내면을 알려고 약물을 복용하는 형사와 같은 상태가 된다고 해야 할까? 좀 이상한 기분이 드는 책이었다. 음침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만족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절망으로 계속해서 내몰고 있는 이 괴팍하고 가학성 넘치는 이야기를 반길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왓치맨’은 적당히 좋았지만 이건 영화와도 많이 다른 분위기에 (그림에 비해) 엄청난 양의 (미쳤거나 미치기 직전 상태의) 대사 때문에 읽어도 읽은 게 아닌 기분으로 가득하게 하고 제대로 이해된 것인지 고개를 들어 곰곰이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의도한 혼란스러움이 당황스러움 아닐까 이 그래픽 소설은 어떤 식으로도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는 점이 특색이었다. 사회도 등장인물의 정신상태 및 부부관계와 온갖 것들 모두 비정상 상태라 할 수 있다. 모든 것을 왜곡시키고 삐뚤어지게 만들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책을 덮게 만들거나 보여주고 있는 질식할 것 같은 세상-분위기를 벗어나려고 하는 의지를 갖게 해준다. 완성도나 내용에 대해서 자세히 말하기 보다는 이 그래픽 소설이 만들어내고 있는 음침한 정서와 분위기에 더 관심을 갖게 해준다. 또 읽고 싶은 기분은 들지 않지만 어쩐지 가끔씩 이 책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특유의 분위기가 생각나 잠시 펼쳐보는 경우가 있을 것 같다. 개성 있고 독특하고 그리고 어두컴컴하다.
자유와 독자성을 잃어버린 소름끼칠 만큼 사실적인 전체주의 세계를 상정하여 풀어 낸 두렵고도 파괴적인 내용의 브이 포 벤데타 는 그래픽 노블이라는 매체의 역사에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작품 중 하나이며 앨런 무어와 데이비드 로이드라는 작가를 대변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파시즘에 무릎을 꿇은 가상 미래의 영국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 선구자적 작품은 독재가 횡행하는 경찰국가에서 겪는 숨 막히는 삶과 그에 대항하는 인간의 영혼이 가진 속죄의 힘을 엄청난 박력으로 그려내고 있다. 눈부시게 빛나는 명확함과 극도의 세련된 지성으로 빚어 만든 브이 포 벤데타 는 압박과 항전에 관한 단호한 이야기에 그 어떤 작품도 필적할 수 없는 깊이의 성격묘사와 박진감마저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