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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을 샀어

uyorntd 2024. 1. 24. 20:18


니체의 생활신조대로 살고자 하는, 독일에서 철학을 공부하다 토마스와 헤어진후 한국으로 돌아온 잉여인간 37세 여주인공의 이야기. "가볍게 잠을 자고 편안하고 여유로운 자세로 걸으며 술을 마시지 않고 명예를 탐하지 않는 것, 그리고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비상하려고 하며 자신에게는 야박하게, 다른 삶들에게는 부드럽게. 그러나 지금 나에게는 다른 삶들이라고 할 만한게 거의 없는 형편이었다" 모 백화점 철학강의를 들으러 온,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J를 만나는 내용이다. 과거에 여주인공이독일에서 겪었던 불안에 대한 과호흡을 고치기 위해 약으로서 불었던 수천 개의 풍선, 그리고 이제 나의 불안을 가득 머금은, 먼 하늘로 날아가는 두려움을 극복한, 둥글게 부풀은 풍선. 2011. 09. 19
조경란의 다섯번째 소설집 풍선을 샀어 . 4년 만에 발표한 이번 소설집에는, 표제작 「풍선을 샀어」(2007 이수문학상 수상후보작, 2006 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를 비롯해 직전의 소설집 국자 이야기 이후 올해 봄까지 계간지에 발표해온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여덟 편 모두 문학출판계 시장 전반이 다변화를 요구받았던 4년의 시간 동안 문득 그 화려하고 분주한 관계들을 뚫고 찾아드는 고독, 글쓰기 자체에 대한 자의식과 고민의 흔적으로 가득하다.

여덟 작품 속 화자는 하나같이 1인칭 주인공 ‘나’로, 작품에는 가족보다 더 긴밀한 유사가족의 틀 속에서 생활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저마다 다른 트라우마를 간직한 채 타인과의 교통이 그다지 원활하지 못한 예민한 성격을 지닌 그들이, 몰랐던 자신의 존재감을 찾아 새로운 시작에 다가서는 이야기가 작품들의 한 축을 담당한다. 또 다른 축은 글쓰기의 어려움과 책읽기의 행복, 이른바 책의 존재론 을 두고 고민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로 채워지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갈등과 번민, 상처와 슬픔 혹은 그보다 더욱 극적인 열망과 환희 앞에 선 인간 개개인의 미묘한 심리 변화에 천착해서, 때로는 날선 과도로 그어도 보고 둔중한 가위날로 잘라냈다가 그 모든 것들을 허허롭게 공중으로 날려 보내는 여유를 보이는 등 보다 깊은 상처의 근원을 건드리고 집요하게 좇아가는 이른바 조경란 소설의 본령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풍선을 샀어
달팽이에게
형란의 첫번째 책
버지니아 울프를 만났다
밤이 깊었네
2007, 여름의 환
마흔에 대한 추측
달걀

해설 - 원의 현상학, 책의 존재론_ 차미령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