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평론가 강성률씨는 영화 평론가가 가져야 할 미덕으로, 엄정한 감식안, 치밀한 논리, 유려한 문장을 꼽았다. 아마 영화 평론가들 중에서 이 미덕을 두루 갖춘 사람은 허문영씨일 듯하다. 그의 유려한 문장은 말할 것도 없다. 평론집 전체를 갑옷처럼 이런 문장들이 두르고 있다. 치밀한 논리도 마찬가지다. 미덕 세가지에 하나를 덧붙여 색다른 시선을 추가하고 싶다. 이 평론집에 실린 괴물과 우주전쟁 비평이 그렇다. 나는 허문영씨를 통해 전혀 다른 영화를 보게 됐다. 하지만 아쉬운 점 한가지, 허문영씨가 그토록 애정하는 존 포드 비평은 없다. 평론집 타이틀이 세속적 영화인 것은 미리 붙인 자기 변론인지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평론집은 대한민국 현존하는 영화 평론집 중 최고다. 그의 세번째 평론집을 곡진히..